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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용준형의 과오, 그에 대한 9년차 팬의 생각과 반성

용덧 2019. 3. 22. 01:28


정말 오랜만에 넋두리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너무 안 써서 지울까 했는데 이렇게 이용하네요.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의 생각은 팬덤 (fandom) 전체의 생각이 아닌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팬덤 이미지에 집착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목은 '나 n년차 팬이었는데~' 이 말을 많이 쓰시길래 저도 사용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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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용준형이 비스트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근 10년간 이어온 그룹을 탈퇴했다.

사건의 발단은 3월 11일 SBS 보도, 그 전 버닝썬 게이트. 그리고 승리 카톡방에 있던 가수 정준영의 카카오톡 기록.

과거 2016년 9월 그의 무고죄 사건으로 복구되었던 기록이, 버닝썬 게이트 수사 도중 다시 대중들에게 공개 되었다.

이 카카오톡 보도에서 용준형의 이름이 거론되며 그가 버닝썬 게이트, 정준영 단톡방에 포함되었다는 등 지속적으로 보도에 함께 거론되고 있다.


나조차도 정신이 없어서 타임라인으로 먼저 정리해보았다.




3월 11일 오후 8시의 보도 이후, 3일만인 14일에 용준형은 탈퇴를 선언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 용준형이 시인한 그의 과오


그는 처음부터 정준영 단톡방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이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정준영에게 1:1 개인 대화에서 다른 (합의하에 찍지 않은) 영상을 받았던 과거를 시인했고,

보내준 영상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대화를 나눴다고 시인했다. (그 대화 내용은 SBS에서 추가 보도하지 않았다)

완강히 부인하던 이종현씨 카톡은 습스가 친절히 추가 보도해주셨다.


용준형이 인정한 잘못은 정준영에게 (아마도 정 씨와 피해자의 미합의된 성관계) 영상을 받은 적이 있고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과거가 있음에도 안일하게 생각하여 그것을 묵인한 점,

묵인했기 때문에 정 씨를 통해 생겼을 또다른 피해들을 막지 못한 점이었다.


그는 이 일에 연관되어 참고인 조사를 받고 피의자로 전환되지 않았는데,

이는 몰카를 촬영/유포 한 혐의가 없기 때문에 법적 처벌과 관계가 없다는 게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변호사들이 전달한 의견이다.

따라서 피의자 혹은 범죄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남을 듯 하다.

(정확히 모르거나 모르는 척 하는 친구들이 간혹 '성범죄자', '범죄자' 라고 부르던데, 자신의 말 한 마디로 고소장이 날라올 수 있음을 주의하자)




+ 이후 연관된 다른 연예인들...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은 직접 촬영과 유포한 혐의가 있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정 씨는 연예계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 최 씨는 역시 그룹 탈퇴와 연예계 은퇴를 선언 했다.

(최 씨는 과거 음주운전 적발 시 경찰관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 이후 경찰 유착 혐의까지..)

이들은 가수 승리가 포함된 버닝썬 카톡방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수사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씨와 다른 단톡방에서 몰카를 공유 받고 더러운 카톡을 함께한 가수 이종현은,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표했다. (끝)





# 그의 팬이 남기는 넋두리 첫번째


이 일을 겪고 하나도 충격받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처음엔 단톡방에 들어가 있다는 보도를 듣고, 내 팬질은 여기서 끝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해명을 접하고도 사실 100% 믿지는 않았다. 사건이 사건인만큼 정확한 카톡 전문이라도 올려줘야 믿겠다는 생각에 판단을 보류했고,

며칠 뒤 그는 자신의 과거 잘못한 점들을 시인하고 탈퇴라는 결정을 통해 반성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현재 아직도 용준형을 승리/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보도하는 언론사가 있고,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껴 넣기도 한다.

하지만 팬으로서 그의 잘못을 구분하자면 그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정 씨가 영상을 보내줬을 때 제지 안하고 같이 수다 떤 게 잘못이지..



무조건적으로 쉴드 칠 생각은 없다. 그럴 생각이었으면 이미 다시 블로그에 자료 올리고 덕질을 이어갔겠지만,

사실 나도 이 일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의 팬이라면 그의 인맥이 상당히 자주 변한다는 것을 안다. 팬으로서 아는 용준형은 2015년 중순 <정글의 법칙> 을 다녀온 후 그와 친분을 유지했고, 

2016년 그의 생일파티에 들른 이후로는 같이 목격된 사진 등을 본 적이 없다.

(여기서 정 씨의 생일파티에 가기 위해 팬미팅을 빠졌다는 날조를 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그리고 본인도 2016년 말부터는 점점 인연이 멀어졌고, 가끔 안부를 묻는 사이라고 밝혔다.

인스타에 좋아요 누르고 진짜 가끔 댓글 다는 정도인 건 팬들도 안다. 요즘 친한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것도.



그래서 아쉬운 거다. 그 잠깐 짧게 이어졌던 인연의 범죄 행위를 제지하지 못하고 함께 대화를 이어 나갔을까.

당시 그의 범법행위 인식이 부족했던 점, 안일하게 대화를 주고 받은 점이 정말 안타깝고 나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했다.

간혹 그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갠톡으로 보내주는데 봤을 수도 있지.. 그리고 그걸로 대화 했을 수도 있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가 촬영 및 유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여준 걸 보고 같이 대화한 점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도 많다.

용준형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차이이다.



그의 상황을 이해하거나 실망하거나 관계 없이, 그는 그의 과거 행동을 잘못으로 인식하고 시인했다.

당사자의 사과는 그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말해준다.





# 그의 팬이 남기는 넋두리 두번째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그에게 반성의 시간을 주고 싶다.

그에게 동영상을 보고 얘기한 것으로 강하게 질타할 수가 없는 나는, 나도 과거 부족한 인식으로 가볍게 행동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친구가 보내주는 지라시 영상이나 내용을 가볍게 소비하고, 'ㅎㄷㄷ' 거리며 반응하고 몇 시간 씩 대화를 이어 나갔으니까.

좋아하는 가수가 이런 일을 겪고서 나도 지난 날의 나를 돌이켜보고 반성하게 됐다.



대한민국 디지털 포르노 범죄의 인식은 최근 1~2년 사이에 많이 퍼졌다.

몰카 범죄에 분노하고 몰카에 노출되진 않았을까 걱정하는 나도 인식이 강해지기 이전에는 안일했고 가벼웠다.

그렇다고 그런 지라시를 가볍게 받아들였던 과거의 내가 나의 본모습이 아닌 걸 나는 안다. 

그리고 내가 9년간 좋아하며 봐왔던 용준형도, 그 과거의 과오가 그의 모든 본모습이 아니란 걸 팬인 나는 안다.



제대로 반성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과거 행동을 반성하겠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반성의 시간을 통해 조금 더 범법행위에 대한 인식이 성숙해지길 바란다.

그의 달라진 모습을 기다려보려고 한다. 9년 간 좋아한 팬으로서, 과거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사람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싶다.

용준형의 음악을 여전히 좋아하고, 평소 들려주는 말들과 보여주는 행동을 여전히 좋아하기 때문에, 달라질 그를 믿어보며 응원을 이어가려고 한다.

그를 기다리고 응원을 이어가려는 나도 나의 과거를 반성할 거고, 조금 더 성숙한 인식으로 아직까지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관심 가지려고 한다.


9년 동안 함께 공유한 시간의 기억이, 아직은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를 알기에 나는 한 순간에 돌아서지지 않는다.

추가로 그의 과오를 함께 반성하는 팬이 적어도, 자신의 증오를 정당화하며 폭언을 하는 자들보다 용기있다고 생각한다.





# 별개로 소원하는 점


보내준 동영상 받고서도 그거 보고 같이 입 턴 사람도 똑같이 나쁜 X이지 라고 욕한다면 할 말 없다. 레알 사실이니까..

용준형의 잘못에 대한 질타는 그가 감수해야 할 일이다. 탈퇴와 공백을 통해 대중들에게 반성하고 있음을 그가 보여줘야 하는, 그의 숙제이다.



하지만 정확히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는 몰카 촬영 및 유포 혐의가 전혀 없으며, 승리나 정준영의 단톡방에도 들어간 적이 없다.

그러므로 버닝썬 게이트는 물론 거기서 오고 갔던 경찰 유착, 그 외의 단톡방의 저질스러운 내용들을 모른다.

첫 보도 이후 처음으로 실명이 거론되면서 그가 시인한 잘못보다 훨씬 부풀려진 여론이 팬으로서 많이 안타깝다.

질타할 부분에 대해서만 질타해주면, 그를 응원하는 팬인 나도 그의 잘못을 함께 인정하고 반성할 것이다.

 



그는 4월 초 현역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 와중에도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노답 팬 (..)

긴 공백동안 많이 반성하길 그리고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 그럼 더 열심히 응원하고 지지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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